2011년 11월 12일 토요일

어느 꼼꼼하신 분의 꼼수


제 소설의 주인공은 가카입니다.
여러분들이 존경하고 흠모하는 그 '가카'가 아니고 그냥 이름이 가카입니다.
왜 하필 가카냐고 하셔도 할 수 없습니다.
그보다 더 적당한 이름이 떠오르지 않으니까요.
제 머릿속은 온통 가카로 가득한가 봅니다.
어쨋든 그 가카의 꼼꼼한 투자이야기를 한 번 구상해봤습니다.
누가 저작권료 내시고 소설 만화 영화 아무거나 만드셔도 좋습니다.
저작권료로는 교통방송... 아니... 뭐 서울시청 구내식당 밥 한끼라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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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배경은 이 정도가 적당합니다.


인천공항공사, 조카를 위해 준비했다? http://goo.gl/8uRO3
한겨레 제724호2008년08월18일
(맥쿼리 투자펀드 관련 인맥 분석 그림 꼭 보세요. 중요한 실마리가 됩니다.)

이명박 서울시장과 맥쿼리, 그때 무슨 일이? http://bit.ly/teaH1K
시사인 [159호] 2010.10.06
(지분 매입으로 만족하지 않고 고금리 대출로 한 번 더 털어주시는 꼼꼼함...)

도로·터널·항만·케이블 TV까지 빼먹는 맥쿼리 http://goo.gl/CKNhb
시사인 [159호] 2010.10.06
(선진금융기법의 실체를 알기 위해서 꼭 봐야하는 기사입니다)



얼마전까지 인천공항 지분매각 법 개정 추진하다가

반발에 부딪혀 지금 포기한 듯한 가카,

하지만 절대로 돈을 포기하실 성정이 아님을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양해각서 체결만으로도 ISD(강제 국제중재) 회부가

가능하다는거 아십니까?

일반적으로 양해각서, 즉 MOU는 법적 효력이 없습니다.

하지만 계약의 내용이나 조건이 명시되면 강제 국제중재에 회부 가능합니다.

이건 법무부 자료에도 나옵니다. 양해각서 쓸 때 조심하라고.


알기 쉬운 국제투자 분쟁 가이드, 법무부 국제법무과 2010.09.29
http://goo.gl/CuqLu

p.33

Q> 양해각서가 법적 구속력이 없음에도 계약상 분쟁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하나요?

A> 좁은 의미의 양해각서는 국제관계에서 비준 등의 조약체결과 같은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는 국가간의 양자합의를 의미합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정식계약을 체결하기 이전에 협상에 관한 내용이나 계약의 골격을 정하는 문서로 사인간에도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양해각서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최근 양해각서가 가격조건 등 계약의 본질적인 부분을 포함하고 있어서 계약으로서 법적구속력을 갖는 것으로 해석되는 경우 계약상 분쟁이 발생할 소지가 있습니다.



p.34

Q> 양해각서에 포함되기에 적절하지 않은 계약의 본질적인 내용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A> 양해각서는 원칙적으로 법적 구속력이 없으나 비밀유지의무, 우선협상대상자 지정을 포함한 협상의 독점성, 계약협상 담보의무 등은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따라서 가격조건, 대금지급조건, 분쟁해결조항, 위험부담 등은 계약의 본질적인 내용으로서 양해각서에 포함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포함되는 경우에는 의무이행 등 분쟁의 여지를 남기게 됩니다.


보통 사람이 이걸 볼 때는, 앞으로 양해각서를 쓸 때는 조심해야겠구나, 정도로 보게 됩니다.

하지만 꼼꼼하신 가카가 이걸 봤다면, 우리가 볼 때와는 전혀 다른 관점으로 보시게 됩니다.

이걸 전지적 가카 시점이라고 하지요.

한미 FTA만 발효되면, 맥쿼리를 이용해서 정부와 각종 공기업 민영화에 대한 MOU 체결까지만 해두면 구속력이 생깁니다.

언론과 국민들 눈치보면서 복잡하고 어렵게 법 개정 이런거 필요없습니다.

양해각서 체결하는게 얼마나 쉬운겁니까? 누구한테 허락받을 필요도 없고요.

하루에도 몇 개씩 나오는 그런 뉴스 누가 관심이나 갖습니까?

뒤늦게 알았을 때는 이미 늦습니다.

MOU에 조금만 계약 조건을 명시하면 그걸로 ISD의 대상이 됩니다.

심지어 투자를 할 것도 없이, 투자 전 비용도 물어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일 계약까지 성공해서 일정 지분까지 민간 투자를 허용하게 되면,

래칫 규정 때문에 되돌리고 싶어도 되돌릴 수도 없습니다.

인천공항 지분을 얻는데 성공했다면, 공항 이용료나 주차료 같은거 올리는데도 FTA는 유용합니다.

정부의 요금인상 억제정책이 내 이익을 침해했다고 제소하면 되니까요.

그럼 이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말고, 얼른 한미 FTA 발효시킨 다음에

남은 임기 동안 양해각서나 투자계약을 있는대로 다 체결해둬야겠다,

양해각서도 아주 꼼꼼하게 써야겠다,

라는 생각이 번쩍 드시게 됩니다.

미국에 가셨을 때에도 가카께서는 무궁무진하게 널려있는 사업기회를 포착하시는데 탁월한 재능을 보이셨다고 하지요.

이건 가카라면 절대 놓칠 수 없는 정보이자 기회입니다.

맥쿼리는 이미 미국에 진출해있고, 없으면 자회사 만들거나 미국 펀드로 우회 가능합니다.

왜 호주에 본사를 둔 맥쿼리가 한미 FTA를 이용하겠냐는 생각 하실 수도 있는데,

한미 FTA가 가장 개방폭이 넓고,  투자자 보호와 자유 허용이 극단적이라고 할만큼 강합니다.

지금껏 체결한 어떤 BIT나 FTA도 이렇게까지 자유로운 적은 없었습니다.

간접수용이라는 거의 미국만의 개념조차 들어있어서, 청구액을 엄청나게 부풀릴 수도 있습니다.

아마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 투자의 대부분은 한미 FTA를 통해 들어오게 될겁니다.

그러면 또 한미 FTA를 하고 나니 미국에서 투자가 물밀듯이 밀려왔다고 난리를 치겠죠.

하지만 그거 아마 다른 나라에서 오던 것이 미국을 통해 우회해서 오는게 많을겁니다.

물론 이런 엄청나게 좋은 투자환경이 준 새로운 기회를 놓치지 않을 새로운 투자들이 밀려들긴 하겠죠.

하지만 그런 투자가 기대하는게 과연 어떤 종류의 이익일까요?

이렇게 헛점을 많이 만들어놓고, 투자자가 져야 할 위험을 국가가 나서서 책임져주고,

간접 피해까지 보상해야 할만큼 투자자들을 보호하면서,

정작 보호해야할 국민들에게는 공공 복지나 서비스를 줄여나갈 수 밖에 없게 만들고,

심지어 투자자들에 대한 배상은 국민 세금으로 해야 하는 상황이 현실이 된다면,

너무나 어이없지 않으신가요?

이게 과연 인천공항 하나만 먹는 걸로 끝날까요?

한미 FTA가 없을 때에도 우리는 맥쿼리에 국부의 상당 부분을 내줘야만 했습니다.

이젠 그런 복잡한 절차도 필요없이, 너무나 손쉽게 빼앗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자고 합니다.

혹자는 가카께서 BBK나 천안함 등의 약점이 잡혀서 어쩔 수 없이 미국에 굴복해 한미 FTA를 체결하는 거라고 생각하십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그렇다면 미 의회의 빠른 비준을 위해 돈들여 로비까지 하실 일은 아니잖습니까?

이건 정말 너무나 한미 FTA를 하고 싶어서 손녀딸과 팔짝팔짝 뛰고 계신 가카가 생각날 정도입니다.

게다가 애초에 이 한미 FTA를 하자고 주장한 사람은 가카도 아니잖습니까?

김현종, 김종훈의 그 부지런함과 무모함도 가카 치세에 배운게 아닙니다.

한미 FTA를 하고 싶어하는 대한민국 1%가 있습니다.

가카 자신은 심지어 이 나라의 0.1%이며,

선지자들이 포착한 기회가 그 누구보다 권력을 쥔 자신에게 가장 유용함을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아니, 분명히 가카는 알고 있습니다. 이게 얼마나 대단한 기회가 될지...

하지만 우리는 아직 모르는 것 같습니다. 이게 얼마나 위협이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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